김석한 사진집 - 곁 (BESIDE)
Copyright © 2022 KIM, SEOKHAN for all images and text
Copyright © 2022 NAMIB • NAM, INGEUN for this edition

Photographed by KIM, SEOKHAN
Book Edited by NAM, INGEUN
Book Designed by NAM, INGEUN • KIM, KYOUNGCHAN
70,000

택배배송
3,500원 (50,000원 이상 무료 배송)
제주지역 추가 3,000원 / 도서산간 지역 추가 3,000원
배송비결제
선결제

김석한 사진집 - 곁 (BESIDE)
70,000
총 상품 금액 70,000 총 수량 0
배송방법
택배배송
배송비
0(50,000원 이상 무료 배송)

제주지역 추가 3,000원 / 도서산간 지역 추가 3,000원


김석한 사진집

  BESIDE
KIM, SEOKHAN

Copyright © 2022 KIM, SEOKHAN for all images and text
Copyright © 2022 NAMIB • NAM, INGEUN for this edition

Photographed by KIM, SEOKHAN
Book Edited by NAM, INGEUN
Book Designed by NAM, INGEUN • KIM, KYOUNGCHAN
 
Published by NAMIB
Print date 2022
Publicantion date 2022.01.25
Printed in Seoul, Korea

ISBN 979-11-90714-10-5



두번 째 언어
SECOND LANGUAGE

누군가 내게 처음 찍은 사진은 어떤 사진이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어나 처음 말을 시작하게 된 것이 언제였는지, 내 힘으로 처음 가본 곳 또한 어디였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봤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도 그럴 것이다. 그것은 정해져 있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정해져 있지 않는 일. 그러니까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들로 학습하고, 더욱 심화하고, 반성하며 착오를 줄이고, 더 나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것. 숨을 쉬고 말을 하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모든 환경에 적응해 나가며 결국 지금의 우리가 되는 것처럼. 내게 사진은 그런 것이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사진을 찍어야하겠다는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말을 하고 걷고 노래하고 꿈을 꾸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이 내게 왔는지, 내가 사진에게 말을 걸었는지는 어쩌면 중요하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다시, 누군가 내게 사진은 당신에게 무슨 의미냐 묻는다면. 그때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은 또 하나의 언어라고. 그 말이 조금 모호하다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친구이거나 늘 곁에 있는 동반자라고 말을 하고 싶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진은 간단한 낱말이었다가, 조금 긴 문장이 되기도 하고, 끝내 이야기로 이어져 당신과 내가 간혹 사진으로 친구처럼 말을 하고, 동반자처럼 대화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내가 건져올린 사진이라는 낱말이나 문장,
대화들은 때로는 소리가 없고 색깔만 가졌거나, 움직임 없이도 화면 밖으로 걸어 나와 새로운 언어가 되기도 했다. 말하자면 내게 두 번째 언어가 생긴 것처럼. 평소와는 조금 다른 말들이지만, 때로는 말 보다 더 진한 말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없는 진심으로 전달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 지점들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에 환희를 느낀다. 허나, 이제 겨우 말문을 튼 아이처럼 조심스러운 마음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감정을 내 것으로 바꾸어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주 고도의 기술이나 감정이 개입되어야 가능하다고 믿는다. 삶의 감정들을 따라서 걷다가 만나게 되는 행복이나 슬픔, 기쁨이나 따뜻함에 대해서 말을 하듯 사진을 펼친다. 그 행위가 곧 사진의 말투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꿈을 꾼 어느 새벽, 더 이상 잠들지 못하고 바라보던 천장의 모서리, 지친 저녁 집 앞 골목을 서성이며 바라보던 노을의 농도에 대해서, 눈 덮인 대지에서 잠시 떠 올렸던 어린 시절의 추억에 대해서. 그렇게 대화의 시작은 멀지 않고 언제나 가까운 풍경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토록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다가와 내게 말이 되었을 때를 잊지 못한다. 우리가 서로에게 무심하지 않다면, 언제나 발견할 수 있는 흔한 일상이 가장 좋은 이야기가 될 때, 나는 또 당신에게 말을 걸고 싶다. 조용한 목소리로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자주 카메라를 들었다.